당항포에서 만난 여인
최중호
경남 고성에 있는 당항포관광지로 갔다. 그곳에는 많은 공룡 모형의 조형물들이 있어 이곳이 공룡의 고장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관광지 뒤쪽의 낮은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충무공당항포대첩기념탑과 당항포해전관이 있다. 당항포해전관으로 갔다. 해전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쯤에 이순신 장군과 한복을 입고 있는 여인의 사진이 함께 세워져 있다. ‘저 여인은 이순신 장군과 무슨 인연이 있을까?’ 궁금한 생각이 들어 해전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당항포 해전의 전략과 기술, 해전장면, 기생 월이의 설화 등을 영상물로 소개하고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1, 2차 당항포 해전에서 왜선 57척을 격파시키는 큰 전공을 세웠다. 여기서 2차 당항포 해전과 관련이 있는 한 여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여인은 이곳 고성 지방에서 설화로 내려오는 월이란 이름의 기생이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부터 왜군은 밀정을 보내 조선의 지형을 미리 정탐한 후 지도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밀정이 고성에 있는 무기정(舞妓亭)이란 술집에 묵으면서 월이의 술 접대를 받았다. 밀정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을 때 월이는 그의 가슴 속에서 우연히 비단보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비단보 속에는 조선을 침략할 전술과 해로(海路) 공략도 및 육로(陸路)의 도주로까지 그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가 왜군의 밀정임을 알게 된 월이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킨 후 붓을 꺼내 몰래 지도를 고쳐 놓았다. 당항포 주변의 육지에 해로를 그려 넣어 동해면과 거류면을 섬으로 바꾸어 놓은 후 밀정의 가슴에 넣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월이가 그려 넣은 지도를 가지고 조선을 침략한 왜군은 당항포에서 조선 수군과 전투를 벌였다. 왜군은 이순신 장군이 펼쳐 놓은 학익진에 밀려 월이가 그려 넣은 해로(海路)를 찾아 도주하려 했으나, 지도에 표기된 해로를 찾을 수 없었다. 퇴로가 막힌 왜군은 결국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에 의해 격멸되고 말았다.
그녀는 당항포 해전을 승리로 이끄는데 한몫을 한 조선의 숨겨진 군사였다.
그래서 당항포해전관 입구에 이순신 장군과 함께 있었나 보다.
(2018. 한국문협 한국수필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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